K-콘텐츠의 경쟁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BTS·K-드라마 사례로 분석한 한국 문화산업의 구조와 전략

한국 콘텐츠산업의 성장은 몇 편의 드라마나 K-pop의 세계적 성공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2024년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57조 4,021억 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했으며, 수출액도 14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것과 그 인기가 산업의 경쟁력과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누가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지, 저작권과 IP를 누가 보유하는지, 어떤 플랫폼을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 전달하는지에 따라 기업이 얻는 성과는 달라진다.

한국 드라마의 해외진출 과정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대장금》은 해외 판권판매를 통해 여러 국가에 진출했고, 《태양의 후예》는 해외시장을 고려한 동시유통을 보여주었다. 이후 글로벌 OTT가 성장하면서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여러 국가에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세계적인 흥행이 국내 제작사의 장기적인 사업기반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킹덤》을 제작한 에이스토리는 이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작품의 IP를 직접 확보하기 위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방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앞선 제작 경험이 다음 작품의 계약전략에 영향을 미친 사례다.

K-pop에서는 다른 형태의 사업구조가 나타난다. BTS와 같은 아티스트의 사업은 음원과 음반 판매에서 끝나지 않고 공연, 영상, 상품, 라이선싱, 브랜드 협업, 팬 커뮤니티와 플랫폼으로 이어진다. 음악과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팬과의 관계가 다양한 사업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가 콘텐츠의 기획·창작·제작 과정에 활용되면서 제작비와 제작기간, 필요한 인력과 기술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K-콘텐츠의 경쟁력을 이해하려면 인기 작품이나 수출액만 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과 인력, IP의 보유와 활용, 유통과 플랫폼, 소비자와 팬, 기술 변화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문화산업의 경제적 특성

문화산업은 자동차나 반도체 같은 제조업과 다른 경제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 한 대를 추가로 생산하려면 부품과 원재료, 조립, 물류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제작이 완료된 음악이나 드라마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적은 추가비용으로 여러 국가와 플랫폼에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를 처음 만드는 과정에는 상당한 비용과 위험이 따른다. 드라마에는 작가·배우·연출·촬영·미술·음향·편집 등 다양한 전문인력과 자금이 필요하지만, 제작비를 많이 투입했다고 반드시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취향과 유행을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작권과 IP도 중요한 자산이다. 이야기·음악·캐릭터·영상 등의 창작물은 해외 유통, 후속 작품, 리메이크, 공연, 상품, 라이선싱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OECD는 문화·창조산업에서 소규모 기업과 프리랜서의 비중이 높고 프로젝트 단위의 협업이 일반적이라고 분석한다. 영화·방송·음악·게임·공연·박물관 등은 모두 문화·창조산업에 포함될 수 있지만 비용구조와 사업모델은 서로 다르다.

따라서 문화산업은 창의성과 전문인력에 대한 높은 의존도, 프로젝트 중심의 제작, 흥행의 불확실성, 저작권과 IP의 중요성, 디지털 콘텐츠의 낮은 추가 복제비용, 해외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2. 문화산업의 가치사슬

문화콘텐츠는 아이디어만으로 경제적 성과를 만들지 못한다. 아이디어가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기획, 제작, 권리관리, 유통과 마케팅 등 여러 활동이 필요하다.

K-pop을 보면 이러한 구조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기획사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육성한 뒤 음악과 영상을 제작한다. 완성된 콘텐츠는 음원·영상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인지도가 높아지고 팬이 형성되면 공연과 공식 상품, 라이선싱, 브랜드 협업 등으로 사업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BTS를 포함한 하이브의 사업구조도 이러한 특징을 보여준다. 하이브는 음악뿐 아니라 공연, 멀티미디어 콘텐츠,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상품과 라이선스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Weverse는 아티스트와 팬의 소통뿐 아니라 콘텐츠와 상품, 공연 관련 서비스 등을 연결한다.

따라서 K-pop은 음원과 음반을 제작해 판매하는 산업만으로 보기 어렵다. 아티스트 발굴과 음악 제작에서 시작해 글로벌 유통, 공연, IP 사업과 팬 서비스로 이어지는 여러 활동이 하나의 사업구조를 형성한다.

드라마는 다른 구조를 갖는다. 작가와 기획자가 이야기와 대본을 만들고, 제작사가 배우·연출·촬영·미술·음악 등 여러 전문인력을 결합해 작품을 제작한다. 이후 방송사나 OTT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되고, 작품에 따라 해외 판권, 리메이크, OST와 라이선싱 등의 사업이 이어질 수 있다.

같은 문화산업이라도 K-pop과 드라마의 사업구조가 다르다는 점은 중요하다. 문화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하기보다 분야별로 어떤 활동이 연결되어 있고 어느 단계에서 수익과 권리가 발생하는지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Note | 가치사슬(Value Chain)
가치사슬은 하나의 콘텐츠가 기획·제작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후속사업으로 확장되기까지의 활동을 구분해 살펴보는 개념이다. 이 글에서는 기획·제작·권리관리·유통·소비·후속사업이 어떻게 연결되어 가치를 만드는지를 분석하는 데 활용한다.

3. 문화산업의 가치창출과 IP

1편에서는 한국 문화산업의 생산·부가가치·고용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살펴봤다. 여기에서는 개별 콘텐츠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새로운 사업과 수익으로 확장되는지를 살펴본다.

경제통계에서 부가가치는 생산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경제적 가치를 의미한다. 반면 기업의 관점에서 가치창출은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IP를 활용해 후속 작품·공연·상품·라이선싱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문화산업에서는 IP가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사업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악과 아티스트의 IP는 공연과 상품, 캐릭터, 라이선스, 브랜드 협업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드라마의 경우에도 작품의 IP를 확보하면 해외유통뿐 아니라 리메이크와 후속 작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IP를 보유했다고 반드시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다. 작품이 시장에서 선택받아야 하고, 추가 사업을 추진할 자금과 유통망도 필요하다. 음악, 드라마, 게임, 웹툰, 공연은 비용구조와 수익모델도 서로 다르다.

따라서 문화산업의 경쟁력은 IP를 보유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권리를 확보하고, 이를 후속 작품·공연·상품·라이선싱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4. 문화산업의 시장구조와 기업전략

한국 문화산업의 성장에는 콘텐츠의 창작·제작 역량뿐 아니라 유통구조와 시장 접근방식의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과거에는 방송사, 음반사와 전통적인 유통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주요 통로였다. 디지털 플랫폼과 글로벌 OTT가 성장하면서 콘텐츠기업이 해외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확대됐다. 반면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 유통과 소비자 접점에서 갖는 영향력도 커졌다.

이러한 시장환경의 변화는 콘텐츠기업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은 해외시장을 고려한 기획과 제작을 확대했고,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유통, IP 확보, 팬 커뮤니티 운영과 해외 마케팅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에이스토리의 《킹덤》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시장환경 변화가 기업의 계약전략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보여준다. 《킹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면서 세계시장에 진출했지만, 제작사는 작품 IP를 보유하지 않았다. 이후 에이스토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작하면서 작품의 IP를 확보한 상태에서 국내외 방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두 사례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 자체뿐 아니라 IP의 확보와 계약조건이 콘텐츠기업의 후속 사업기회와 장기적인 수익구조에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유통환경이 확대될수록 콘텐츠기업에는 플랫폼 활용 능력과 함께 권리와 계약구조를 설계하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5. 글로벌 플랫폼과 콘텐츠 유통

디지털 플랫폼의 성장은 한국 콘텐츠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었다. 과거에는 국가별 방송사·배급사·음반사 등 현지 유통사업자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글로벌 OTT와 음악·영상 플랫폼의 확산으로 하나의 콘텐츠가 여러 국가의 소비자에게 동시에 또는 짧은 시차를 두고 제공될 수 있게 됐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시장에 노출되는 중요한 유통경로가 됐다. 유튜브와 글로벌 음악 플랫폼 역시 K-pop의 뮤직비디오와 음악, 관련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확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해외에서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콘텐츠기업은 해외 소비자의 반응을 보다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하나의 콘텐츠가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소비되면서 후속 작품·공연·상품·라이선싱 등 다른 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글로벌 플랫폼의 확대가 모든 콘텐츠기업에 동일한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마다 이용자와 유통방식이 다르고, 콘텐츠의 장르와 시장에 따라 성과도 달라진다. 또한 플랫폼을 통한 해외 유통이 확대될수록 어떤 플랫폼을 활용할 것인지, 어떤 시장을 우선할 것인지, 콘텐츠와 소비자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따라서 글로벌 플랫폼은 한국 콘텐츠의 해외시장 접근성을 높인 중요한 유통기반이지만, 경쟁력은 플랫폼에 진입하는 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콘텐츠의 특성과 목표시장에 맞는 유통방식을 선택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6. IP 확보와 후속사업전략

문화콘텐츠의 사업가치는 최초의 작품 판매에서 끝나지 않는다. 콘텐츠기업이 주요 권리를 확보하면 하나의 작품을 후속 작품, 해외 판권, 리메이크, 공연, 상품, 라이선싱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콘텐츠기업이 동일한 권리를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제작비 조달방식과 플랫폼·방송사·투자사와의 계약조건에 따라 저작권과 IP의 귀속, 수익배분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제작사는 제작비 확보뿐 아니라 어떤 권리를 보유하고 어떤 권리를 계약 상대방에게 제공할 것인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IP를 확보한 이후에는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역량도 필요하다. 음악은 공연·팬상품·라이선싱·브랜드 협업 등으로, 드라마와 영화는 해외 판권·리메이크·후속 작품·OST·상품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웹툰과 웹소설도 영상화·게임·캐릭터 사업 등 다른 콘텐츠 분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가능한 사업을 무조건 늘리는 것이 아니다. 원작의 경쟁력, 팬과 소비자의 수요, 시장 규모, 추가 투자비용, 파트너의 유통역량 등을 고려해 확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콘텐츠기업의 IP 전략은 단순히 권리를 많이 보유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 권리를 확보하고, 콘텐츠의 특성에 맞는 후속사업을 선택해 하나의 작품에서 발생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7. BTS와 팬덤 기반의 사업구조

문화산업에서는 콘텐츠를 한 번 소비한 고객이 이후의 작품과 공연, 상품까지 계속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특히 음악과 아티스트 산업에서는 팬덤이 콘텐츠 소비를 넘어 공연, 상품, 멤버십과 커뮤니티 활동 등 다양한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는 이러한 관계를 강화했다. 과거에는 음반·방송·공연을 통해 아티스트와 팬이 만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영상·SNS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공개 전후에도 지속적인 소통이 가능해졌다. 해외 팬 역시 동일한 콘텐츠와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어 팬덤의 범위도 세계시장으로 확대됐다.

BTS의 사례에서도 음악과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와 팬 커뮤니티가 결합하면서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하나의 히트곡이나 공연에 의존하기보다 콘텐츠와 소비자 사이의 관계를 장기간 유지하는 구조가 문화산업의 중요한 경쟁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팬덤의 규모가 크다고 모든 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아티스트와 콘텐츠에 대한 신뢰, 새로운 콘텐츠의 품질, 팬과의 소통방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관계가 지속되기 어렵다. 또한 팬덤을 단순히 상품 판매의 대상으로만 접근하면 오히려 장기적인 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문화산업에서 팬덤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소비하고 다른 소비자에게 확산시키는 중요한 고객 기반이다. 콘텐츠기업에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 팬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역량도 중요하다.

8. 한류와 연관산업의 확장

한류의 영향은 음악·드라마·영화와 같은 콘텐츠 소비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 콘텐츠를 접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이 음식, 화장품, 패션, 관광 등 다른 상품과 서비스로 이어지면서 문화산업과 연관산업 사이에 새로운 시장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K-pop 아티스트의 음악과 영상을 통해 한국의 패션이나 화장품을 접하고, 드라마와 예능에 등장하는 음식·장소·생활문화를 통해 한국 제품과 관광에 관심을 갖는 것이 대표적이다. 콘텐츠가 한국의 제품과 장소, 생활방식을 해외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접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콘텐츠의 인기가 모든 연관산업의 구매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소비로 이어지려면 제품의 품질과 가격, 현지 유통망, 브랜드 인지도, 구매 편의성 등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관광 역시 콘텐츠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항공·숙박·관광상품과 현지 정보 접근성 등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류의 인지도를 단순한 홍보효과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콘텐츠에서 형성된 관심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기업과 소비재·관광기업의 협업, 브랜드 제휴, 상품기획 등도 이러한 관점에서 활용할 수 있다.

한류의 산업적 가치는 콘텐츠 자체의 수출에만 있지 않다.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관심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의 실제 수요로 연결될 때 문화산업의 시장은 연관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9. 생성형 AI와 콘텐츠 제작방식의 변화

생성형 AI의 확산은 문화콘텐츠의 제작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글·이미지·음악·영상 생성 기술이 발전하면서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편집·마케팅에 이르는 여러 업무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는 아이디어 탐색과 자료조사, 시나리오 초안 작성 등에 활용할 수 있고, 제작 단계에서는 이미지·음향·영상 제작과 편집 업무를 지원할 수 있다. 마케팅 단계에서도 홍보문안 작성, 이미지 제작, 콘텐츠 현지화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활용은 반복적인 작업시간을 줄이고 소규모 제작자와 기업이 콘텐츠를 시험하고 제작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제작비를 낮춘다고 해서 콘텐츠의 경쟁력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문화콘텐츠는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창의성, 이야기, 문화적 맥락, 소비자의 공감과 선택에 의해 성과가 달라진다. AI를 활용한 콘텐츠가 빠르게 늘어날수록 차별화된 기획과 창작자의 판단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저작권과 권리관계도 중요한 과제다. AI 학습데이터와 생성물의 권리, 기존 창작물과의 유사성, 창작자의 역할 등은 콘텐츠기업이 AI를 활용할 때 함께 검토해야 할 문제다. 따라서 제작 효율만을 기준으로 AI 활용범위를 확대하기보다는 업무별 효과와 위험을 구분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는 문화콘텐츠의 기획·제작·유통 과정에서 비용구조와 업무방식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가보다, 창작자의 역량과 AI를 결합해 콘텐츠의 품질과 제작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10. 한국 문화산업의 경쟁력과 과제

앞에서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한국 문화산업의 경쟁력은 특정 작품의 흥행이나 한 가지 성공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역량, IP와 권리를 확보·활용하는 능력,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는 역량, 팬과 소비자와의 관계, 연관사업으로의 확장, 새로운 기술의 활용이 서로 연결되면서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첫째, 지속적인 기획·창작 역량이 필요하다.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작품이 늘어나더라도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지 못하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개별 작품의 흥행을 넘어 다양한 장르와 창작자가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중요하다.

둘째, IP와 권리를 확보하고 활용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콘텐츠가 세계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제작사가 핵심 권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후속 작품, 리메이크, 공연, 상품, 라이선싱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제작과 투자 단계부터 권리와 계약구조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글로벌 유통과 시장개척 역량이 필요하다. 글로벌 플랫폼은 한국 콘텐츠의 해외시장 접근성을 크게 높였지만, 플랫폼에 진입하는 것만으로 지속적인 경쟁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의 특성과 목표시장에 맞는 유통경로를 선택하고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야 한다.

넷째, 팬과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관계가 중요하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일회성 소비로 끝내지 않고 새로운 작품, 공연, 상품과 서비스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팬과 고객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다섯째, 콘텐츠의 가치를 연관사업으로 확장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K-pop, 드라마, 영화 등에 대한 관심은 음식, 화장품, 패션, 관광 등 다른 산업의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확장은 한류의 인기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품 경쟁력, 유통망, 브랜드, 기업 간 협업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섯째,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면서 창작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생성형 AI는 기획·제작·편집·마케팅 과정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지만, 기술 활용 자체가 콘텐츠의 경쟁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창작자의 판단과 전문성을 기술과 결합하고 저작권과 권리 문제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한국 문화산업의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요소를 개별적으로 강화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창작과 제작, IP, 글로벌 유통, 팬과 소비자, 연관사업, 기술 활용을 하나의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한국 문화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은 몇몇 작품의 세계적 성공을 반복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지고 그 가치가 국내외 시장과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K-콘텐츠의 경쟁력은 좋은 작품 하나의 성공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창작과 제작, IP, 글로벌 유통, 팬과 소비자, 연관사업이 연결되고 새로운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질 때 산업의 경쟁력이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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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산업의 성장성을 매출·수출·부가가치·고용과 한류의 연관산업 효과를 통해 분석한 1편이다.

출처 및 참고자료

1.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콘텐츠산업조사(2024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

2. OECD, The Culture Fix: Creative People, Places and Industries OECD The Culture Fix

3. OECD, Entrepreneurship and Business Development in Cultural and Creative Sectors OECD 문화·창조산업 기업과 사업모델

4. 연합뉴스, 「’우영우’ 넷플릭스 제작 거절하고 ENA서 방송…’권리확보 위해’」 연합뉴스 관련 기사

5. HYBE, Business HYBE 사업소개

6. Weverse Company, Global Fandom Trend 관련 자료
Weverse Company

7.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 생성형 AI 활용 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

8. 한국콘텐츠진흥원, 「’Made by AI 음악’과 공존하기: 생성형 AI시대, 음악산업의 전환과 정책 방향」한국콘텐츠진흥원 생성형 AI·음악산업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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